[선유도]외지인 발길 모으는 선유도 카페들-1 <공셸, 동네를 품다>

에디터 박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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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 빈플러스, 오브, 소도시



선유도가 최근 외지인들에게 주목받는 요소는 무엇일까. 선유도 공원이 있어 여유로움 즐기기 금상첨화고, 길가에 핀 꽃들의 향기를 마시며 걷기도 좋다. 편리한 교통 역시 한 몫 하겠다. 무엇보다 향긋한 커피 향기로 무장한 카페들이 골목 속속 들어서니, 자연스레 외지인들을 선유도로 불러 모으지 않았나 싶다. 선유도의 각기 매력 뽐내는 카페들을 찾아봤다.

* 지난 이야기와 이어집니다. 

빈플러스

빈플러스 전경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니, 크지 않지만 정감 있는, 고즈넉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평일임에도 다양한 사람으로 가득했다. 이들의 얼굴은 즐거워 보였다. 카페가 그만큼 편하다는 방증으로 느꼈다.

그런데 카페 곳곳 자리한 소품들이 예사롭지 않다. 커피 그라인딩부터, 드립, 마지막으로 텀블러 본연의 기능까지 다하는 카플라노의 텀블퍼 제품. 두 팔의 압력만으로 커피를 내리는 에어로프레소. 카페 주인장의 커피에 대한 관심이 예사롭지 않음을 슬쩍 엿볼 수 있었다.


빈플러스 내부


카페 이름인 빈플러스는 맛이 진한 커피를 제공한다는 의미란다. 듣고 보니 참 쉽게 이해된다. 마침 나도 커피 한잔을 받았다. 뜨거운 김을 호호 불어가며, 조심스레 한 모금의 커피를 목구멍으로 넘겼다. 입가에 깊고 강한 커피의 여운이 감돈다. 평범한 동네 카페에서 느끼기 힘든 고수의 손길이 느껴졌다.

다양한 커피 관련 기구들

 

카페에서 사용하는 원두는 직접 주인이 로스팅한단다. 이를 증명하듯 카페 한켠, 우두커니 커피 로스팅 기계가 서있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직접 커피를 볶는다는데, 손으로 상태가 좋지 않은 생두를 하나하나 골라낸단다. 그래서 매주 월요일마다 쉬지만, 그날도 커피를 볶느라 분주하단다. 깊던 커피 맛이 저절로 이해됐다.


INFORMATION

02-2677-7191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20길 4-1



 

카페 오브


카페 오브 전경. 선유도 공원 가는 길, 마지막으로 만나는 카페다


선유도 공원을 가는 길을 쭉 걷다보면, 눈에 띄는 파란 카페가 있다. ‘카페 오브’라고 쓰인 간판 주변으로 파라솔과 테이블을 놓았다. 선하게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졌다. 어느 날씨 좋은 날, 그곳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손님들로 북적이는.

도로변에 자리 잡아서 그런지 내부는 훤하다. 카페 구석구석 쭉 뻗은 갈색 톤의 나무와 파란색 톤을 적절히 매치했다. 천장의 짜여진 나무는 과실이 자라나는 밭을, 파란색은 물을 형성화 한 것이란다.

카페 오브의 내부

 
의자, 테이블, 그리고 공간을 명확하게 구분지어 통일감을 갖추려 노력했다는 흔적을 느꼈다. 뭔가 독특함은 덜하지만 카페 본연의 정체성을 잃지 않아 보여 좋았다. 그리 크지 않지만 사람으로 하여금 널찍하게 느끼게 하는 포인트다.

형형색색, 카페 오브의 수제청들

 

한눈에 들어오는 형형색색의 병들이 보인다. 다양한 종류의 수제청이다. 이곳에서 직접 담근다는 수제청은 일일이 자연 건조한다는데. 궁금해 한잔 시켰다. 그날따라 신이 났는지 주인장의 수제청 자랑이 요란했다. 따끈하거나 차갑거나 과일 본연의 싱그러움을 잃지 않는단다. 한 모금 입안에 머금었는데, 제법이었다. 입 안 가득 향긋한 과일향이 알싸하게 퍼지는 느낌. 글을 쓰던 중 그 맛을 다시 떠올렸다. 혀에 침이 절로 다시 고였다.

 

INFORMATION

02-2631-9647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22길 31



 

카페 소도시


좁은 면적에 다닥다닥 붙은 테이블, 이런 곳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인간의 뇌는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옆에서 들리는 소음, 각종 기계 소리에 마주한 사람 말소리를 듣는 것도 버거울 지경이다.

카페 소도시 전경

 
카페 소도시. 이름만 봐서는 협소할 것 같은데, 크기가 동네에서 볼만한 수준이 아니다. 운영 철학은 명확하다. 넓직한 공간에서 손님들이 편히 쉬다 가는 것. 이를 위해 카페 소도시는 공간에 매우 집중했다. 층고가 상당했던 기존 내부 형태를 그대로 살려 개방감을 최대한 부여하는 한편, 전면을 전부 유리로 마감해 밝고 화사한 공간을 연출한 것이다.

공간은 여유로움을 가득히 품었다


또한 각 테이블 이격 거리를 넓게 함으로써 동선의 제약을 없앴다. 동선이 넓고 자유로우니 방문한 고객은 방해받을 걱정을 벗어 던진다. 넓고 화사하고 넉넉한 공간은 행동을 더욱 자유롭게 한다. 항시 손님들로 가득하지만, 공간은 여유롭게만 느껴진다.

2층의 모습

 
1층과 2층의 콘셉트를 나눈 것도 특징이다. 흰색과 회색을 적절히 섞어 오래 앉아 있어도 지루함 덜한 1층은 주로, 1인 고객이 다수다. 반면 2층은 독자적인 공간으로, 단체 고객에게 안성마춤이다.

주말에는 자리가 없어 손님들이 밖에서 줄을 서 기다릴 정도지만, 카페 소도시의 원칙은 확고하다. 이곳을 찾는 이들의 이유가 바로 공간의 여유로움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슴이 답답하거나, 머리가 복잡한 그런 날, 꼭 이곳을 찾길 권한다.

INFORMATION
070-5172-8873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22가길 19-1
 



에디터 사진 박현성
star@gongsh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