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커피에 토닉워터를 섞으면 <포제>

에디터 진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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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은 ‘쾌적함’을 제공한다. 여름철 대형마트에서 실내 온도를 너무 낮추는 바람에 손님을 쫓아버리는 것처럼, 쾌적함은 온도와 습도를 말한다. 이렇게 대개 쾌적하다는 말은 적당한 온습도를 유지해 몸으로 느끼는 상쾌함을 뜻한다. 반면 카페에서의 쾌적함은 오래 머물기 편하도록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도 포함한다. 마치 백화점처럼 층마다 다른 콘셉트를 가진 카페 ‘포제’가 올바른 예시다.

 
포제는 외관에서부터 시선을 끈다. 전면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조명들은 일정한 간격과 높이로 배치되어 마치 쇼룸을 보는 듯하고, 창문에는 흰색 테이프로 선과 원을 그려 만든 아트워크가 그려져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를 알리는 일종의 포스터인 셈이다. 내부로 들어가면,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각기 다른 용도를 가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가 모인 크리에이티브 그룹 ‘포지티브제로 라운지’가 기획한 공간의 묘미다.


지하 1층은 아카이브 공간으로, 오래된 라디오와 수십년 전에 만들어진 앰프 등이 선반을 가득 채우고 있다. 시간을 품고 있는 음향기기들과 커다란 디제이 부스에 둘러싸이면 늘 마시던 커피도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음악공연과 전시가 주로 진행되는 곳은 2층이다. 밴드 연주가 가능할 정도의 무대와 넓은 공간이 있어 느긋하게 작품을 감상하기에 적절하다.




숨은 공간도 있다. 1층 계단 구역에서 안쪽으로 두 걸음만 들어가면, 오렌지색 벽지와 천장으로 채운 비밀의 방이 나타난다. 물론 인스타용 사진을 찍기에도 좋지만, 해리포터의 9와 3/4 승강장처럼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위치에 있고 규모도 크지 않아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기에 적합하다.


층별로 다른 메뉴도 있다. ‘카페토닉’은 토닉워터를 컵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에스프레소를 올려 만든 커피다. 투명한 액체 위에 커피가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탄산의 청량감이 부쩍 더워진 날씨와도 어울린다. 허기를 달래줄 베이커리 메뉴도 함께 있으니, 바람마저 꿉꿉한 바깥 대신 포제에서 실내를 요리조리 구경하는 즐거움을 느껴봐도 좋겠다.


 

INFORMATION
서울특별시 성동구 연무장9길 7
http://instagram.com/cafe_poze
카페토닉(6.0), 아몬드크라상(5.2)



에디터, 사진 진성훈
sh.jin@gongsh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