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블루보틀과 필즈커피가 영원히 바꾼 것

에디터 진성훈
조회수 2777

브랜드 스토리



블루보틀과 필즈커피는 커피 브랜드임에도 마치 스타트업과 같은 행보를 보인다. 이들은 작게 시작해, 자신만의 철학과 기술을 보유하고, 기존 커피 시장에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일으켰다. 이제 카페는 어딜 가도 비슷한 맛을 소비하는 ‘공간’이라기 보다 커피의 맛을 즐기는 공간이 되었다. 커피 업계에서 말하는 ‘제3의 물결’을 주도한 대표적인 브랜드가 블루보틀과 필즈커피다.

블루보틀 외관 [사진 = 블루보틀 홈페이지]


블루보틀의 CEO 제임스 프리먼은 원두를 강하게 볶아 모든 커피의 맛을 비슷하게 만드는 기존의 방식을 거부하고, 로스팅 시간에 따른 맛의 변화를 초 단위로 테스트할 만큼 맛의 디테일에 집착했다. 스페셜티 커피를 바탕으로 ‘품질 우선주의’ 철학을 앞세운 것이다. 원두의 산지를 특정할 수 있는 스페셜티 커피는 농장의 자부심과 직결되는 만큼 품질 관리에 엄격하며 맛의 개성도 강하다. 원두를 들여오고 난 이후 과정 역시 깐깐하기 그지없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로스팅 48시간 이내의 원두만 사용한다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원두 맛이 살아나는 핸드 드립 방식을 고수하는 기조는 이미 유명하다.

블루보틀 CEO 제임스 프리먼 [사진 = 블루보틀 홈페이지]

블루보틀은 단순히 원두의 산지가 다르다는 사실만을 강조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좋은 커피 한 잔을 위해 자신들이 기울인 노력, 커피 농장과의 친밀한 관계, 친환경적 커피 농장 등을 모두 이야기로 만들어 고객에게 전달한다. “블루보틀의 모든 원두 가방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블루보틀 홈페이지에 적힌 문구다. 공식 블로그의 ‘커뮤니티’ 탭에서는 지역별 커피의 유래를 소개하는 시리즈 아티클부터, 상파울루 남부의 커피 농장 Fazenda Ambiental Fortaleza에서 벌어지는 유기농 생산 농법이나 농장 관계자들 간의 교류까지 커피 관련 이야기를 폭넓고 세밀하게 다룬다. 블루보틀 매장에서는 원두의 이름과 함께 그 원두가 어디서 왔으며, 누가 재배했는지를 적은 카드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산지를 특정할 수 있는 싱글 오리진 원두 [사진 = 블루보틀 홈페이지]


한편 필즈커피의 창업자 페이살 제이버는 라떼, 에스프레소 등 전통적인 메뉴를 없애고 시그니처 커피로만 메뉴를 구성해 인기를 끌었다. 야채가게 주인이었던 페이살은 가게에서 다양한 원두를 섞어가며 실험을 반복했고, 손님의 테스트까지 거친 끝에 30가지 이상의 블렌드 커피를 만들었다. 메뉴 이름 역시 필 하모닉, 민트 모히토 등 실험적이다.


필즈커피 창업자 페이살(오른쪽)과 제이콥(왼쪽) [사진=필즈커피 홈페이지]

페이살의 아들이자 필즈커피 CEO인 제이콥은 “우리는 고객들과 ‘감정적인 교감’을 하는 사람 장사(people business)를 한다”라고 말했다. 필즈커피는 고객과 바리스타가 친근하게 대화하며 주문하는 경험 자체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샷의 개수, 우유의 종류, 커피 온도까지 고객의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커피가 완성되면 바리스타는 입맛에 맞는지 고객의 의사를 묻고, 원하는 맛이 아닐 경우 몇 번이고 다시 만들어준다. 고객 한 명 한 명을 위한 궁극의 커피를 제공한다는 철학을 구현한 것이다.


미국 전역으로 매장을 늘린 필즈커피 [사진=필즈커피 홈페이지]

이렇게 자신만의 철학과 방식으로 블루보틀과 필즈커피는 실리콘밸리 대표 커피 브랜드로 자리 잡기에 이른다. 이들은 각각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CEO에게 투자를 받아, 지점을 확장하고 있다(블루보틀 79개, 필즈커피 52개). 블루보틀과 필즈커피는 작은 로컬 카페에서 시작했지만, 단순히 자신들의 몸집만 키운 것이 아니다. 2017년 4월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 CEO를 사임하며 리저브 매장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블루보틀과 필즈커피는 커피의 두 번째 물결을 대표하던 스타벅스마저 방향을 바꾸게 만든, 커피 시장의 흐름을 바꾼 브랜드로 거듭났다.



에디터 진성훈
sh.jin@gongsh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