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BTS 제이홉이 사랑한 작가의 작품이 테러당한 이유는?

GONGS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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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동기


2000년, 서울 지하철 3호선 을지로3가역.

대중들에게 일상 속 예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벽화가 그려졌다. 

알록달록한 색, 발랄한 캐릭터들의 향연이 펼쳐진 것도 잠시.

얼마 뒤, 벽화 위에 검은색 스프레이로 휘갈겨진 글씨.

‘다시 그려요!’


결국 벽화는 철거됐다.

작품을 그린 작가는 누구일까?



소위 한국 팝아트 1세대라 불리는

작가 이동기!


정작 그에게 지난 일을 물으니, 덤덤한 반응이 돌아왔다.

지나고 보니 힘들었던 그 일조차 작업의 재료가 된 것도 같단다.


이후 20년, 작가의 작업은 쉬지 않고 변했다.

팝아트 1세대라는 수식어로만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에게 붙는 모든 수식을 탈피하려는 작가를,

개인전이 열린 갤러리에서 만났다.



본 인터뷰는 '윤기원의 아티스톡'의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눌러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안녕하세요. 작가님! 이번 전시 소개를 간단히 해주시겠어요?

네, 안녕하세요. 이동기입니다. 2010년부터 꾸준히 연구해 온 시리즈를 공개하는 전시입니다. 최근엔 서로 부딪히는 성질의 요소를 다양한 방식으로 겹쳐 보이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제가 바라본 현대사회와 문화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저를 수식하고 있는 말들을 벗어나고 싶었죠.



- 벗어나고 싶다 하셨지만, 아무래도 ‘이동기는 팝아트 1세대’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만화 속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현대미술에 도입해왔다고 알고 있고요. 만화 캐릭터를 직접 만들기도 하셨잖아요!

네, 아토마우스라는 캐릭터를 만들었죠.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합쳐 만든 캐릭터였어요. 1993년에 만들었으니 벌써 약 30년이 흘렀네요. 

제가 그런 방식의 작업을 시작했을 때는 별로 환영받진 못했어요. 당시 저의 은사님들은 현재 단색화로 유명한 박서보, 하종현 선생님이었는데요. 선생님들의 작업과 제 작업은 좀 다르잖아요.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많은사람들이 “이동기는 이상한 작업을 한다”고 했죠.

단적인 예가 지하철 벽화였습니다. 2000년에 지하철 3호선 을지로3가역 벽화작업을 했어요. 역 안에 약 20m 통로의 빈 벽이 있었어요. 이 타일 벽 위에 아토마우스를 비롯한 제 작품을 벽화로 그렸죠. 작가가 직접 자신의 작업을 공공 벽에 옮긴 것이라, 이 전까지 볼 수 있었던 일반적인 벽화하고는 아주 달랐어요.  

좋은 반응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싫어하는 분들도 있었죠. 지하철 공사에 항의 전화를 하고, 심지어 청와대에 항의까지 들어갔어요. 그러다 어느 날, 누군가 까만색 스프레이로 낙서를 했습니다. 그렇게까지 되니,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림을 덮어야 했죠. 


- 워낙 강렬한 경험이라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 같아요.

네, 그랬던 것 같아요. ‘내 그림과 그 위를 덮은 다른 누군가의 흔적이 겹쳐있는 모습’이 시각적으로 워낙 강력한 인상이었으니까요. 그때 그 기억이 작품으로 탄생한 걸까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웃음)

층층이 겹쳐있는 모습은 요즘 그림과도 비슷하긴 했습니다. 이 작품은 제가 만든 아토마우스 캐릭터가 배경이 되고요. 70, 80년대 명랑만화 속 이미지가 덧씌워졌어요. 제가 재밌다고 생각한 만화의 아주 작은 한 부분을 확대해 겹쳐두는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특히 명랑만화는 이번 전시에 자주 등장하는데요. 저는 명랑만화가 되게 재밌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문인화가 선 몇 개로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고 그리지만, 굉장히 뛰어나잖아요. 명랑만화를 비롯해 옛 만화들이 꼭 그렇거든요. 간단한 선만으로도 메시지를 잘 전달해요. 그 점이 좋아서 제 작품에도 자주 차용하고 있죠.



- 그러고 보니, 이번 전시에서 아토마우스가 등장하는 작품은 많지 않네요?

제가 아토마우스라는, 잘 알려진 작품만 하는 건 아니에요. 이미 이전부터 여러 가지 작품들을 하고 있어요. 나름대로 ‘절충주의’라는 용어로 이름도 붙이고요.

제 작품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절충주의’란 용어는요. 말 그대로 여러 요소가 절충되어있다, 섞여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냥 제 마음대로 붙인 거라, 학술적으로 공인된 용어와는 다르지요. 그저 제 작품을, 제가 설명하기 위한 용어일 뿐이니까요. 

제 작품은 이미지를 겹치는 동시에, 결국 그 이미지의 내용이 겹쳐져 있는 거예요. 

재밌는 건, 제가 윗세대가 그린 방식과 접근은 달랐지만, 결과물은 똑같이 ‘추상’으로 보인다는 거예요. 말씀드렸던 저의 스승을 비롯한 윗세대는 가장 본질적인 것만을 남기고, 그 외의 것들은 전부 제거하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렸어요. 그 결과물이 추상이었죠.

반면 저는 미니멀리즘, 환원주의적인 추상화 방식을 피하고 싶었어요. 대신 여러 이미지를 넘치도록 겹치는 방식을 택했죠. 아이러니하게도, 결과물은 굉장히 추상적인 작업이 탄생한 거라고 볼 수도 있겠죠.



- 고도의 계획을 갖고 만들어진 그림이라 생각했는데, 어떤 작품 속에선 아주 자유롭고 우연적인 붓질도 보여요. 무슨 의미가 있나요?

사실 예전부터 우연적인 요소들에 관심이 많았어요. 미술을 시작하기 전에 초현실주의에 관심이 있었거든요. 살바도르 달리, 막스 에른스트 같은. 이들은 우연적인 어떤 효과들이 작가의 무의식과 관련 있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그런 맥락에서, 사람이 가진 무의식, 비합리적인 면에 관심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그림에도 우연적인, 무의식적인 요소를 시도하고 있어요. 해왔던 대로 작업을 완성하고 한 1년 정도는 그냥 놔뒀었는데요.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그림을 다시 보는데 떠오르더라고요. 우연적인, 계산되지 않은 붓질을 넣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요. 


- 이동기의 다양한 면을 알게 되네요. 그러고 보니 최근 BTS 제이홉의 앨범 커버 작업도 했다고 들었어요! 

제이홉 측에서 제 작업을 좋아한다며 연락이 왔어요! 앨범 커버 작업은 디지털로만 진행했었는데요. 저는 발매 전부터 곡을 미리 듣고, 여러 번의 이미지를 주고받으면서 작업을 했죠.

곡이 발표된 뒤에는 페인팅 작품으로도 제작했는데요. 누군가에게 전해졌다고는 하는데, 그게 누군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웃음) 

음악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아주 훌륭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존중하는 마음이 있고요. 덕분에 아주 즐거운 작업이었어요. 



- 그림을 그려 온 지 약 30년입니다. 그동안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의미를 찾았나요?

작품의 의미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작품 안에 담겨 있는 것도 아니고요. 작품의 의미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발생’하는 거라 생각해요. 생성, 소멸하고… 계속 움직이는 거라고요. 제가 찾은 의미보다는, 여러분이 실제로 작품을 보고 자신만의 의미를 찾고 만들고 즐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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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기 작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주요개인전

2021 이동기 : 펜타곤, 피비갤러리, 서울

2020 이동기 : 아토마우스와 친구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서울

2019 이동기 : 1993 ~ 2014, 백 투더 퓨처, 피비갤러리, 서울

2018 이동기 : 2015 ~ 2018, 피비갤러리, 서울

2018 낱말들, 갤러리2, 서울

2018 해쉬태그, 한독의약박물관, 음성

2017 이동기 언플러그드, 갤러리2 중선농원, 제주

2017 이동기, 씨엘아트, 서울

2016 어비스(심연), 갤러리2, 서울

2014 무중력, 갤러리현대, 서울

2013 성난 얼굴로 돌아보지 마, 송원아트센터, 서울

2013 이동기 개인전, 조현갤러리, 부산

2012 불확실성의 정원, 갤러리2, 서울

2012 달콤쌉싸름, 만다린오리엔탈 527호, 홍콩

2011 롤플레잉 게임, 롯데갤러리, 서울

2010 달콤쌉싸름, 갤러리2, 서울

2010 버블, 구지갤러리, 대구

2009 더블 비젼, 마이클슐츠갤러리, 베를린, 독일

2008 버블, 윌렘커스붐갤러리, 암스텔담, 네덜란드

2008 이동기 개인전, 동경금산갤러리, 동경, 일본

2008 버블, 갤러리2, 서울

2008 더블 비젼, 갤러리2, 서울

2007 아토마우스, 갤러리묵, 베이징, 중국

2006 스모킹, 원앤제이갤러리, 서울

2005 이동기 개인전, 김재선갤러리, 부산

2003 크래쉬, 일민미술관, 서울

2002 이동기 개인전, 고바야시갤러리, 동경, 일본

2001 아토마우스의 모험, 갤러리동동, 서울

1999 머니 허니, 서남미술전시관, 서울

1999 머니 허니, 그림시갤러리, 수원

1999  머니 허니, 신세계갤러리, 인천

1998 언더월드, 계원조형예술대학전시실, 의왕

1995 프로그램, 홍익대학교전시실, 서울

1995 Man & Woman 1988-1995, 갤러리드서울, 서울

1993 1회 개인전, 갤러리온, 서울


레지던시

2010 구 아트 레지던시, 베이징, 중국

2006 시떼 인터내셔널 데자르, 파리, 프랑스

2002-3 가나 아뜰리에, 서울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 리움 삼성 미술관, 서울 / 서울 시립 미술관, 서울 / 일민 미술관, 서울 / 아트선재센

터, 서울 / 금호 미술관, 서울 / 가나아트센터, 서울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 매일유업, 서울 / 서남문화재단, 

서울 / 쌍용자동차, 평택 / 윌록 프로퍼티, 홍콩 / UNEEC 문화교육재단, 타이페이 / 순얏센 기념관, 타이페이

/ 하이트 콜렉션, 서울 / NHN, 분당 / 하나은행,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