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육아와 살림이 탄생시킨 추상화?!

GONGS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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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직성


작가 정직성.

거짓이나 꾸밈없이

바르고 곧은 특성이란 뜻의 이름은

어쩐지 어감도 강직하다.


사실 예명이다.

우연히 한 노래를 듣고 지었단다.




"따스함을 찾기는 어렵지 않아. 

그냥 사랑하며 살면 돼.

진실을 찾는다면 그건 힘든 일이야.


너무나 찾기 힘든 바로 그것, 정직성.

정말 외로운 그 말.

더러운 세상에서.


Honesty

너무 듣기 힘든 말.

너에게 듣고픈 그 말."


故 박이소 작가가

기교 없이 담백하게 부른 노래(원곡: 미국 가수 Billy Joel의 Honesty)

그의 마음에 와닿았다.


노래 가사처럼, 단어 뜻 그대로,

내가 서 있는 세상과 작업 앞에서

꾸밈없이 곧고 바르게 살겠다 다짐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21년 차가 된 작가, 정직성.


자신의 삶에 주어진 조건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저 해내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하는 그.


개인전이 열린 갤러리에서

정직성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본 인터뷰는 '윤기원의 아티스톡'의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눌러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작가님, 반갑습니다. 전시 공간이 소담하니 좋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그림 그리는 화가 정직성이라고 합니다. 



-자기소개하실 때마다 ‘세 아이의 엄마’라는 표현을 꼭 하시더라고요. 

맞아요. (웃음) 조금 길게 소개할 때면 “한국의 비정규직 여성이자 세 아이의 엄마, 그리고 '정직성'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화가입니다”라고 말하곤 하죠.




-훨씬 좋네요! 이번 전시 기획도 흥미롭습니다. 작품 하나가 만들어지기 전후를 살핀다고요?

그렇죠. 저도 제안받고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WELL, THIS WORK”라는 시리즈 전시인데요. 제가 첫 주자입니다. 한 작품을 통해서 작가의 작품세계를 알아보는 개인전 기획이에요. 


-작가 정직성을 들여다볼 단 하나의 작품이라… 디렉터도 고르기 쉽지 않았겠어요! 어떤 작품이 선택되었나요? 

‘공사장 추상’시리즈 중 2014년도 작품이었어요. 이건 두 작품이 나란히 전시되는 작품이었는데, 그중에서도 이 작품(작품명 <201415>)을 중심으로 꾸려졌어요.

사실 '공사장 추상' 시리즈는 2012년도부터 제작했는데요. 2012년도 작품은 굉장히 많이 전시했거든요. 한편, 2014년도 작품은 선보인 적이 많지 않고요. 그런데도 이 작품을 콕 집어 말씀하시더라고요. 어떻게 아셨을까요? (웃음)



-디렉터의 눈과 마음을 제대로 매료했나 봅니다. (웃음) 주인공 작품이 전시장 들어서자마자 가장 잘 보이는 공간에 놓였더라고요.

그러니까요! 전시공간이 방처럼 느껴지지 않으세요? 그 느낌 덕분에 더 전시를 집중해서 관람할 수 있어요. 작품뿐만 아니라, 제 작품 세계에 관한 인터뷰 영상도 기꺼이 관람하시더라고요. 무려 45분이나 되는 영상인데 말이죠! (웃음) 작가 한 사람을 찬찬히 살펴보기에 좋은. 뭐랄까, 구조적 매력이 있는 공간이에요. 



-구조적 매력! 정직성의 작품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아닌가요? 여러모로 전시와 공간이 참 잘 어울립니다. 이번 전시를 위해서 책도 만드셨다고 들었는데요.

네, ‘브릭 북(Brick Book)’인데요. 이번 전시 기획인 공사장 추상과 연결되도록 벽돌의 모양과 색을 본 따 만들었어요. 관객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서 발간하는 책이기도 하고요. 

제가 지금 21년 차 작가인데요. 지금껏 여러 통로로 발표했던 작품들을 모았는데… 모으다 보니 아주 튼튼해 보이는 벽돌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작업을 열심히 해왔고, 보여줄 작품이 많다는 뜻이겠죠.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고요. 왜, 작가들 보면요. 초반에, 형식이 어느 정도 만들어지기 전에 '삽질의 기간'이 있잖아요. 드로잉도 하고요. 또, 앞으로 어떻게 작업할 것인지 본인의 생각을 좀 정리하는 시기요. 저도 그랬거든요.

-어떤 작품들이 책에 담겼는지 살짝 소개해주세요! 

음… 한마디로 정직성의 모든 것을 내장까지 탈탈 털어서 보여주는 책이에요. 저의 개인사에 대해 일일이 다 말로 설명할 순 없지만요. 저는 작가니까, 작업의 변동 과정을 통해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걸었던 과정을 가감 없이 담았습니다. 공식적으로 발표한 작업뿐만 아니라 초상화나 일러스트 아르바이트처럼 생계를 위해서 해온 활동까지도요. 작가의 작업 과정을 아마 굉장히 현실적으로 볼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작가의 삶을 이해하면 작품감상에도 도움이 된다, 이거군요!

네. 저는 감상하시는 분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감상법이 있어요. 작가의 개인사적인 측면과 작품의 변화 과정을 연결해 보시라는 거예요. 이 방식으로 작품을 감상하면 굉장히 흥미로운 지점이 많이 있어요.

미술사를 접하실 때도 마찬가지인데요. 작가의 삶이 어떤 과정을 겪었을 때, 작품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를 추적하며 보시면 좋아요. 배울 점 같은 것들이 더 많이 보이더라고요.



-<공사장 추상>시리즈는 말 그대로 추상성이 돋보입니다. 이 작품은 정직성 삶의 어떤 지점과 연결해볼 수 있을까요?

제 생애 주기상 육아와 살림을 집중적으로 해야 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바빴죠. 작업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나마 생기는 짧은 작업 시간은 굉장히 효율적으로 써야 했고요. 그래서 한창 육아 살림으로 바쁘던 시기의 작품은 굉장히 추상화되는 경향을 보이죠 

물론 형식과 재료 등의 변화를 추구하는 건 작가들에게 흔한 일인데요. 하지만 제겐, 이런 외부적인 요인이 강력하게 작용했던 것 같아요. 추상적인 형태로 작업하기 위한 작가의 조형적인 실험이라고 단정 짓기는 조금 어렵고요.



-요즘의 생활은 좀 여유가 생긴건가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DNA 전시에서 작가님의 자개회화작품을 봤거든요. 언뜻 보아도 제작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릴 것 같던데요!

네. 이제 작업에 시간을 조금 더 쓸 수 있고, 훨씬 몰두할 수 있죠. 지금 막내 나이가 7살 정도라, 제법 사람의 꼴을 갖췄거든요. (웃음) 작업하는 걸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는 지금의 남편 덕도 있고요. 상황이 그렇다 보니 최근엔 공방에 가서 자개를 쪼개서 붙이는 식의 노동 강도 높은 작업도 소화할 수 있게 됐답니다. 

올 하반기에는 현대자개회화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개인전과 아트페어 행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그만큼 더 열심히 작업해야겠죠. (웃음) 무엇보다 많은 분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모든 굴레에서 자유로울 것 같은 작가에게도 현실이 중요하군요!

작가이기 이전에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기 때문에, ‘삶의 지독히 현실적인 부분을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작업의 양상이 굉장히 달라지는 건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작업실의 크기에 따라 그림 크기나 규모도 너무 달라지고요. 또 시간 배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지고요. 아기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재료도 수성, 유성 다 바뀌고요. 현실적이고 물리적인 요인이 작품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은 거죠.



-앞으로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요?

글쎄요. 어떻게든 변하겠죠. 중요한 건 그냥 단순해요. ‘하겠다’, ‘해내겠다’라는 마음. 삶과 생활의 유동성을 기꺼이 인정하고 ‘어떻게든 해내지 뭐! 하는 마음’요. 후배, 동료들이 저를 보면서 ‘저 사람도 하는데, 뭐!’ , ‘별 것 아니네, 뭐!’ 하는 마음을 가지길 바라요. 그래요, 어때요. 저도 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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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성 / Jeong Zik Seong

2012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전공 박사과정 수료

2005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전공 석사 졸업

2000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1 박동유동, 갤러리 위, 경기도(기획초대)

          겨울 꽃, 짙은 갤러리, 홍성(기획초대)

2020 특별한, 특별한 사물, 이유진 갤러리, 서울(기획초대)

          기계,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 이응노의 집 기획전시실, 홍성(기획초대)

          어둡고 빛나는 순간, 아트딜라이트 갤러리, 서울(기획초대)

2019 바람의 길, 누크갤러리, 서울(기획초대)

2018 꽃이 핀다, 세종갤러리, 서울(기획초대)

          기계, 장안평 자동차산업 종합정보센터 갤러리 잭, 서울(기획초대)

2017 기계, 리안갤러리, 대구(기획초대)

          녹색 풀, 자하미술관, 서울(기획초대)

          겨울 꽃, 조현화랑, 부산(기획초대)

2015 리듬, 갤러리 버튼, 서울(기획초대)

2014 공사장 추상, 갤러리 BK, 서울(기획초대)

2013 정직성展,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경기도(기획초대)

          파편-에트로 미술대상 대상 수상기념전, 백운 갤러리, 서울(기획초대)

          어떤 조건, 유진 갤러리, 서울(기획초대, 서울문화재단 지원전시)

2012 정직성展, 갤러리 현대 윈도우, 서울(기획초대)

          추상작동 縐嘗作動, 영은 미술관, 경기도(기획초대)

          김종영 미술관 2012 오늘의 작가-정직성展, 김종영 미술관, 서울(기획초대, 서울문화재단 지원전시)

2011 흐르는 기계, 모인화랑, 서울(기획초대)

2010 가로지르고, 멈춘다., 조현 화랑, 서울(기획초대)

          작동, 아트 팩토리, 경기도(기획초대)

2009  정직성展, 조현 화랑, 부산(기획초대)

           (, ) , space Da, 서울(기획초대)

2008 기계, 김진혜 갤러리, 서울(기획초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전시)

2007 꺾인 통로, 갤러리 스페이스 아침, 서울(기획초대)

2006 무정형 구축, 신한 갤러리, 서울(신한은행,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전시)